중학교 생활은 책과 게임이 전부였습니다. 특히 책은 실용서를 좋아했는데, 공부를 더 잘하는 방법이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법, 학습의 원리 등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실제 공부 시간보다 방법론을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었네요. 이때부터 효율성에 관심이 무척많았었던 거 같네요 :)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건 도스(DOS) 컴퓨터였습니다. 명령어 하나로 게임 데이터를 조작하며 게임에 몰두하던 시절, 특히 '대항해시대'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에 열광했었죠. 지구본을 돌리며 세계를 탐험하고, 시간 관리까지 하면서 게임과 공부를 동시에 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이때의 습관은 이후 프로그래머로서 일하며 업무 효율을 고민하게 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네 짧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말입니다. 노는 시간도 확보해야 하니까요 ;)
야자 땡땡이도 별로 안치고, 게임도 안하는(스타크래프트 열풍이었는데, 솔직히 거의 관심이 안가더군요. 중학교때 게임을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가...) 하라는대로 하는 모범 학생이었습니다.고등학교 졸업 후 뭘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할 뻔했지만, 다행히 코딩의 재미를 발견했습니다. 열심히 배워서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중학생 때 열심히 플레이했던 게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만든 손노리에 입사했습니다. 첫 프로젝트였던 GP32용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을 출시까지 마친 건 돌이켜보면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후 온라인 게임으로 바뀌면서 출시가 정말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병역 특례 시절엔 '스파이더 택틱스'라는 모바일 게임과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해외 클라이언트 개발을 담당하며 방어적 프로그래밍과 자동화 빌드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학교로 복학했을 땐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알바와 학원 강의를 병행했지만 둘 다 쉽진 않았고, 학습 부족에 대한 1% 아쉬움은 이후 MOOC에 열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졸업 후엔 중국 상하이의 게임 스타트업에서 엔진 프로그래머로 첫 해외 생활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싱가포르 난양대학교(NTU)에서 게임 엔진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연구를 했고, 독일의 트리니지(Havok) 엔진 회사에서 한국 지사 창립 멤버로 참여했습니다. 여기서 프로그래밍뿐 아니라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깊이 느꼈습니다.
시장 상황의 변화와, Havok 과 합병되면서 업무 프로세스의 변경등으로, 재택근무로 변경했다가, 결국 좀 더 시간을 갖고 여러가지를 새롭게 경험하고 공부 하고자 퇴사하게되었습니다. 이 때는 2014년 조금 다른 분야인 MOOC 나 웹프로그래밍 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공부, 집에서의 생활은 결실은 맺진 못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넥슨에 입사하게 됩니다. 이후 3년 가까이 Unreal Engin 4를 다루며 게임 엔진에 대한 생각, 아트팀과의 협업, 툴에 대한 생각을 키워갔습니다.
최근엔 솔라나 재단에서 블록체인과 게임의 융합을 이끌며 기술 전략과 개발 지원을 맡아 APAC 지역의 다양한 스타트업과 함께 일했습니다. 사실 들어가기전에는 몰랐습니다만. 블록체인 특히 L1 은 금융회사에 가까운 거 같습니다. 금융지식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 해준 시간이고, 또한 정말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지식을 마구 습득해야만 했습니다.
지금은 이 바쁜 시간을 접어두고 잠시 쉬면서 다시 한번 다양한 도전과 공부를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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